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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프로그래머의 GTQ 포토샵 1급 자격증 합격후기

by 킴부차 2021. 3. 27.

붙었대

 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이자 코딩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그래머이다. 그리고 코딩은 일반인이 범접하기엔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 코딩의 관심이 무지막지하게 올라가면서 디자이너분들과 어린아이들의 코딩 관심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비전공자들이 무시무시한 코딩의 세계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 분들을 위해 마음 깊숙히 애도한다.

 

 아무튼 나도 그 분들의 영역을 느껴보고싶었다. 요즘 뭐 퇴근하고나서 심심하기도 했고. 3D 모델링은 대충 3D max 책 사서 놀아보고 C4D로 깔짝대본 경험이 있는데 정말 어려웠다. 역시 3D는 어려워서 2D 세카이에 도전해보고자 자격증을 알아보았는데, 대학생분들이 많이 따는 포토샵 자격증 중 하나로 GTQ라는게 있더라. 

 

 나는 네이버 카페를 운영했었다. WTAC 동숲카페의 운영 경험 등이 있고, 그 때 당시 카페를 꾸미고 키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포토샵이 필수였었다. 그 때 좀 배워놓았던 포토샵 기술중 대부분이 무려 GTQ라는 자격증의 범위더라.
 이건 각이다..! 싶어서 바로 공부했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공부는 기출 두 번 풀어보는게 전부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1회차는 떨어지겠지 뭐"라는 마음으로 시험을 보러 갔다)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GTQ 1급을 응시하시는 분들을 위한 후기를 쓰려한다. 우선 응시 필수 지참은 신분증이다. 권장지참은 수험표, 볼펜이다. 필요에 따라 자도 가져가는 사람도 있는거같은데, 자를 써서 위치를 맞출 정도로 시간이 남는 정도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수험표는 응시장마다 다를 수도 있는데, 내가 갔던 응시장은 수험표가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귀찮은 절차가 줄어드니 있는게 좋다고는 했다. 볼펜은 우선 시험지에 이름과 수험번호를 적는데 필요하고, 시험 도중 메모(또는 이미 해결한 문제 빗금처리)할 때 유익하다. 응시장에서 빌려주긴 한다만, 사실 이런 사소한 것 까지 준비해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나는 볼펜같은거 안가져갔다.

 

 입실은 시험 시작 10분 전에 하는게 좋다. 시험 시작시간 전에만 하면 되긴 하지만 보통 그 전에 시험지 배부 및 전송프로그램 설명, 유의사항 등의 설명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작시간 전에 입실한다는건 급하게 왔다는거고 그럼 컨디션이 깎이기 때문에 시험볼때 좀 불편하다. 또한 GTQ의 경우 많은 작업량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잦은데, 시험 도중 컴퓨터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난해해진다. 나같은 경우에는 키보드가 중국어로 설정되어있어서(...) 한국어로 돌리는데 시간을 까먹었다(Win + Space. 기억하세요). 이런 사소한 것이 흐름을 끊기 때문에, 시험 전에 미리 최대한 자기에게 익숙한 환경을 세팅해놓는게 중요하다. 도데체 어떻게 해야 중국어전용 IME가 깔려서 세팅될 수 있었던건지. 무려 2교시 시험이었는데.

 

 GTQ는 다들 모의문제 풀어봐서 알겠지만, 손이 빨라야한다. 문제에 쓰여있는 기능을 최대한 빠르게 적용하고, 작업이 완료되면 작업 결과물들을 전송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주 쓰는 도구와 기능의 단축키를 외워놓는걸 추천한다. V, M, W, G, P, Ctrl+N, Shift+F5 같은.. 뭐 나같은 개발자가 아무리 떠들어봐야 이미 다 알고계시겠지. 포토샵으로 과제를 달리시는 분들인데. 대신, 전송프로그램은 가서 꼭 설명을 듣자. 주어진 폴더에 파일 이름을 정확히 맞추고 전송이 성공되어야만 제출로 인정된다. 개발자에게는 오히려 이게 어렵지 않은 과정이니 뭐.

 

 4-3-2-1 순서로 풀었다. 딱봐도 나머지는 20분컷이 될 것 같아서. 실제로 4번에서 많이 얼타서 50분이 걸려버렸는데, 1,2,3번을 40분만에 거의 다 풀었다. 내가 펜툴이 매우 약해서 1번의 패쓰는 반도 못하긴 했지만. 근데 진짜 2, 3번은 각각 10분컷도 가능하더라. 역시 펜툴이 문제다. (하지만 급하게 했으니 점수는 깎이지 않을까..?)


턱걸이는 아니다. 그냥 적당히..


 점수가 나왔는데, 의외로 패쓰를 잘 못했는데 패쓰 감점이 크지 않았다. 패쓰 완성을 못한 1번만 감점이 있었고 나머지는 없는걸로 보아 패쓰는 비슷하게만 그려도 통과시켜주는 모양이다. 대신 시키는대로 다 했다고 생각했던 이미지 효과 등에서 감점이 나온걸로 보아, 정말 꼼꼼해야하고 문제에서 말하진 않았지만 결과물에 적용된 미세한 효과를 신경써야하나보다. 그나저나 2번 문제는 패쓰가 없어서 진짜 10분컷으로 제일 빠르고 대충 풀었는데 얘만 만점을 맞았다.


 다 알다시피 자격증 쪼가리가 그 사람의 실력이나 능력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그저 자격이 갖추어 질 뿐. 나는 디자이너가 아니고 뼛속부터 개발자이다. MBTI도 무려 많은 사람들이 극혐한다는 INTP니깐. 그래서 아무리 GTQ 자격증을 취득했더라도 디자이너는 될 수 없다. 그 전에, GTQ 자격증은 디자인 자격이 아닌 그래픽 자격이다. 포토샵이라는 툴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히 다룰 수 있는지 평가하는거니깐. 아마 평소에 컴퓨터 사용에 익숙했던 점도 평가에 한 몫 했을 것이다.

많은 디자이너분들이 초안을 그리거나 작업하는 모습을 봐왔는데 도저히 내가 끼어들 수 없는 영역이었다. 디자이너분들의 감각은 내가 가지고있는 감각과는 완전 상반된 분야였으며, 그 분들의 결과물을 볼 때마다 항상 감탄한다. 이 세상의 모든 디자이너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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