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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안만져지는거

2020 Gnome 과 KDE 비교 + 고찰

by 킴부차 2020. 2. 18.

2020년 초 KDE랑 Gnome DE(Desktop environment)를 어느정도 써보고 비교표를 써본다. Manjaro (Arch계열) 리눅스에서 돌려보고 느낀거다. 또한 이 시기의 최신 버전인 Gnome 3과 KDE plasma 5를 비교한다.

 우선 가장 중요한 안정성에 대해서는..
 Gnome3이 KDE보다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후술하겠지만, Gnome은 커스터마이징이 KDE에 비해 제한적이다. 설정은 기본적인 틀 안에서만 제공되고, 기타 특수 기능들은 확장 모듈을 통해 작동한다. 이 때문인진 몰라도 작동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KDE는 반대로 패널을 꾸미면 꾸밀 수록 충돌이 발생하거나, 심하면 드물지만 DE 전체가 뻗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DE 전체가 뻗는 현상은 다른 os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보기도 힘든 현상인데 KDE만 유독 자주 보여줬다. 심하게 꾸민 것도 아닌데 이러니 뭔가 불안함을 가지고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커스터마이징은 KDE가 압도적이었다.
 Gnome은 뭔가 개발자가 사용자의 행동을 제어하는 느낌이었다. 설정도 어느정도 제한적이었고, 기본적인 동작도 쉽게 바꿀 수 없었다. 애초에 설정 앱이 Windows의 기본 설정 앱보다 제공하는게 적었다. 정말 필수 설정만 제공하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Gnome3에서는 Gnome Extension이라는 확장 기능을 지원한다. Gnome을 기본적으로 꾸밀 수 없는 대신 이 확장 기능을 설치해서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기능을 덮어 씌우는 것이 가능했다. 테마같은 모양은 Extension을 통해 관리되는 식이다. 하지만 Extension은 기본적으로 사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관리가 되며, Gnome의 버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확장 기능이 많지는 않았다.
 KDE는 반대로 커스터마이징의 끝판왕이었다. 기본 설정 앱에서 이미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이나 테마들도 마음껏 바꿀 수 있고, 단축키도 거의 모두 수정 가능했다. 게다가 KDE는 아직 Compiz를 지원하고 있어서 Compiz의 각종 화려한 효과들을 사용할 수 있다. (흔들리는 창이라던지) 또한 패널 설정도 자유로운 편이었으며 위젯 추가도 거의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위젯은 또 패널이 아닌 바탕화면에도 올릴 수 있었으니 이정도면 뭐..
 Gnome이 아이폰이라면 KDE는 안드로이드를 꾸미는 느낌이었다.

 속도 면에서는 애매했다.
 우선 KDE의 경우 초기 설정된 패널을 불러오는데 걸리는 시간 때문인지, 처음 시동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 편이다. 하지만 한번 불러오고 나면 딱히 느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Gnome의 경우 Extension을 모두 끄더라도 어느정도 프레임 드랍 현상을 보였다. 이것은 당연히 고사양의 PC에서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4K인걸 감안해도 컴퓨터를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정도에서 프레임 드랍을 보인다는건 조금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Gnome을 개조해서 만든 Budgie에서는 프레임 드랍이 없었다.
 KDE의 경우 설정 최적화 및 타협을 하면 Xfce급으로 퍼포먼스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Gnome은 애초에 설정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보니 불가능하다. 참고로 테스트해본 노트북 성능이 i7-8586U + Intel Graphics UHD 630인데, 이게 게임 구동은 힘들어도 4K동영상 재생정도는 무리가 없다. 윈도에서는 물론이고 효과를 많이 킨 KDE에서도 프레임 드랍은 거의 안보였다. 하지만 오직 Gnome에서만 마우스 커서 움직이는데도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다. 

 그런데 4K 해상도 지원 그 자체는 Gnome이 더 안정적이었다. Gnome은 Scale을 100% 단위로밖에 설정할 수 없었지만, 최소한 4K를 안정적으로 쓰기 위해 추가로 설정해줘야 하는 것은 거의 없었다. 드물게 마우스 커서가 아주 작아지는 문제 정도였다. 하지만 KDE는 말 그대로 "지원"만 할 뿐 자동적으로 적용이 안되는 곳이 많았다. 그래서 직접 설정 파일을 열어 dpi 세팅을 바꾸거나, Scale 설정 명령어를 실행해줘야 쓸만해졌다.

 두 DE의 가장 큰 차이로는 아마 기본 프레임워크일 것이다. Gnome은 GTK기반이고, KDE는 QT기반이다. 근데 사용자 입장에서 두 프레임워크의 차이는 별로 없었다. 게다가 Gnome에서도 QT앱을 지원하고 KDE에서도 GTK앱을 지원한다. 다만, KDE의 GTK지원보다는 Gnome의 QT지원이 조금 더 자연스러웠다. 이런 안정성 하나하나가 Gnome의 강점인 듯 하다.

 정말 두 DE는 비교하면 할수록 아이폰vs안드로이드 같은 느낌이 든다. DE로써의 기본적인 완성도는 Gnome이 더 뛰어났다. 터치패드 제스쳐 조작도 Gnome에 점수를 주고싶은게, 나는 워크스페이스 전환을 할 때 네 손가락을 상하좌우로 쓸어 넘기는 제스쳐를 사용한다. 윈도에서도, 맥에서도 그렇게 썼었고 당연히 두 DE 모두 이 제스쳐를 사용할 수 있다. Gnome은 DE레벨에서 제스쳐를 자연스럽게 지원한다. 그래서 네 손가락을 대고 옆으로 넘기다보면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하지만 KDE는 제스쳐를 지원하지 않아서, 제스쳐 프로그램을 깔고 제스쳐에 명령어 매핑을 해줘야했다. 이렇게 하면 아무튼 제스쳐는 동작하지만 뭔가 부자연스러워서 사용성을 해친다.

 애초에 리눅스는 일반적인 사용자들의 용도로 쓰기 불편하다. DE가 아무리 발전했지만 어디까지나 비영리로 개발되기에(아마) 크리티컬한 부분이 아니면 관리가 되지 않는다. 개발 속도만 보더라도 아주 느리다.
 평범한 모양으로(윈도나 맥처럼) 편하게 쓰고싶다면, 평범한 컴퓨터에서 사용하자. 마우스를 쓰고, FHD 모니터에 그래픽 성능도 적당히 되는 그런 정말 일반적인 PC. 보편적인 환경에서 나오는 문제는 이미 대부분 수정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고생을 할 각오를 해야한다. 본인이 이쪽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터미널을 통한 해결이 가능하거나, 아니면 아예 기본적인 형태로 DE를 쓰지 않고 특수한 형태로 사용할 것이라면 당연히 리눅스를 쓰는게 좋다고 본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자기의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며, 이 행위 자체가 하나의 재미이자 능력이니깐. 하지만 사용하려는 PC가 평범한 범주도 아니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면 리눅스를 데스크탑 용도로 쓰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하이엔드급 PC를 편하게 쓰고싶다면, 그냥 윈도나 맥을 사자. 윈도나 맥은 돈을 받고 기업이 개발한다. 사소한 이슈도 트래킹이 되며 빠른 시일 내에 수정된다. 게다가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자들이 고생한다. 즉 사소한 버그가 적다. 리눅스는 절대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일반 PC(윈도, 맥)을 대체할 수 없음을 다시 느꼈다. 아니, 윈도와 맥이 DE로써 너무 빠르게 발전한다고 보는게 더 맞겠지.

 결론
- cpu, ram, gpu중 하나라도 저사양이라면 엔간하면 KDE가 낫다.
- 커스터마이징을 좋아하면 KDE, 기본기능 및 안정성이 탄탄해야하면 Gnome
- 리눅스는 데스크탑으로 쓰기엔 사소한 문제가 너무 많다. 여러모로 환경 세팅도 관심 없고 문제 해결도 귀찮으면 리눅스는 추천하지 않는다.

 리눅스는 워낙 선택지가 다양해서, 내가 지치기 전까지는 다양한 선택지를 다 조합해보면서 가장 나에게 맞는 세팅을 찾을 생각이다. 타일링 윈도우 매니져도 써보고. 하지만 쓰다가 지치면 다시 윈도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아마 이 즈음이면 WSL2도 안정화가 되어서 윈도에서도 개발이 편해져있을테지.

 여담으로, 지금까지 써본 DE중 가장 편한거는 Budgie desktop이었다. 지금도 쓰고있는데, 거의 out-of-box 상태(따로 세팅 건드릴 거 없이)로 사용이 가능하다. Budgie는 Gnome3의 코드를 기반으로 개조한 DE인데, Gnome extensions를 지원하지 않는 대신 자체 패널을 지원하고 꾸밀 수 있다. 또한 Gnome3 기반임에도 프레임 드랍이 전혀 없다. 게다가 4K지원은 더 훌륭하다. 커스터마이징이 가장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장 편하기 때문에 딱히 튜닝에 큰 관심이 없다면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진짜 맥에 가장 가까운 것 같다. 게다가 애플릿/알림 우측 패널도 있어서 여러모로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역시 완전 stable하진 않아서 드물게 freeze가 발생한다. 아마 하드웨어를 좀 타는 것 같은데, 이 freeze문제만 없다면 솔직히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쓸 수 있는 DE가 아닌가 싶다.
 아 그리고.. Xfce는 4K 지원은 하지만 자동 설정이 거의 안되어서 일반적인 모양으로 사용이 거의 불가능했음. 일일이 세팅이 필요해서 그냥 포기. 만약 초저사양 PC라면 난 주저없이 이 DE를 사용했을듯.